박형래 교수의 헌법 이야기
연방주의자와 반연방주의 갈등 속에 발전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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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3-09 17:02:18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미국 건국 초기,연방주의자와 반연방주의자 간의 갈등은 미국이란 신생국가의 성격을 결정하기 위한 논쟁이었습니다. 연방주의자는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그야 말로 “한 국가”로 미국을 건설하고 싶었습니다. 반연방주의자들은 각 주의 자치를 더욱 중하게 여겨, “여러 독립적 지위의 주들의 연합”으로 미국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이런 논쟁은 미국 역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왔고, 그 과정 속에서 미국은 큰 발전을 이루어 냈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반연방주의 (주 중심)의 의견이 점차로 그 세를 잃어 가다가, 1960년-70년대 이후 다시 세를 얻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건국 초기에는 각 주의 자치를 더 강조하는 반연방주의의 힘은 연방주의의 힘을 압도하였습니다. 그 후, 조금씩 조금씩 두 세력간의 힘이 균형을 찾아가다가, 연방주의와 반연방주의의 논쟁은 남북전쟁으로 정점에 오릅니다. 그리고 이 전쟁을 계기로, 반연방주의는 그 세력이 크게 꺽이게 됩니다. 흔히들 남북전쟁은 노예 해방을 둘러싼 전쟁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주의 자치를 주장하는 세력과 한 나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려는 세력간의 전쟁이었습니다. 노예제는 단지 핑계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1789년 헌법이 제정된 후 1860년 남북전쟁까지 Nullification이라는사상이 특히 남부 주에 팽배해 있었습니다. 이것은 주의 이해에 반하는 정책을 중앙정부가 제정하면, 주는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상입니다. 이 사상을 인정한다는 것은, 한 나라로서 전국에 통용되는 공통의 정책을 정하기 힘들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한 나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 됩니다. 노예제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의 압박이 심해지자, 남부주들은 이 nullification 사상을 들고 나오면서, 끝내는 연방 탈퇴까지 불사한 것입니다. 링컨 대통령은 연방을 지키기 위해 전쟁도 불사한 것이고, 그로 인해 오늘날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남북전쟁은 북군의 승리도 돌아가고, 결국 이 nullification은 더 이상 인정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각 주는 중앙정부의 정책에 대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직접 거부할 권리는 가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연방정부의 힘이 크게 증가한 역사적 사건입니다. 현재 오바마 케어로 불리우는 건강 보험법을 그토록 반대해도, 어떤 주도 직접 거부할 권리가 없기에, 모든 주에서 실행되는 것입니다. 이후에도 중앙정부의 힘이 커지는 계기는 미국 역사에서 여러번 있었습니다. 19세기 후반 미국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할때는, 중앙정부의 후원이 필요했기에 그 힘이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20세기 초의 1차 세계 대전과, 1929년의 경제 대공항은, 주의 자치권만을 내세우기에는 너무나 넘기힘든 어려움이었습니다. 이후 2차 세계대전과 갈 수록 복잡해 지는 경제 사회 정치적 이슈로 인해, 중앙정부의 역할은 증대되고, 반면 주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어 갔습니다. 특히 1960년대 Johnson대통령의 great Society 정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많은 program을 생산해 냈습니다. 이때 제정된 정채은 Medicare, Medicaid, social welfare정책등이고 이들 정책은 (entitlement program)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크기와 힘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큰 정부, 강한 정부는 건국 초기부터 미국민이 경계했던 것이었습니다. 1960년대 중앙정부가 너무 커지자, 반연방주의자의 정신이 다시 살아나, 주의 역할과 자치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그래서 점차로 주의 역할이 늘어나게 되고, 주의 자치를 주장하는 의견이 그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런 최근의 흐름을 Devolution이라고 합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연방주의자의 힘이 강해질 때도, 반연방주의자의 힘이 강해질 때도, 그 이면에는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결정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연방대법원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헌법을 해석하는 기관인 대법원의 입장에 따라 연방주의자의 입장을 지지할 수도 있고, 반연방주의자의 입장을 지지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헌법은 매우 모호하게 쓰여 있어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38년간 미국은 다양한 형태의 발전을 해왔습니다. 때로는 급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매우 보수적인 모습도 보이며, 때로는 매우 모순적인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런 다양한 발전의 모습을 보인 것을 이해하는 첫 걸음은 바로 연방주의와 반연방주의의 갈등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 나라로서의 미국의 모습을 그리는 자와, 각 주의 자치를 강조하는 자들간의 갈등은, 각 주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키고, 자신들에게 가장 좋은 정치문화를 이루어 놓았습니다. 동시에 그것들이 합쳐져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한 나라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갈등속에서 이루어진 합의가 없었더라면, 미국은 이 거대한 땅과 다양한 인종, 그리고 문화 속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지난 200여년을 지내 왔을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는 이 갈등은 사실 더 나은 미국을 만들기 위한 산고의 연속이라 이해해도 무난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 논쟁이 합의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라기 보다 정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듯 하여, 우려감이 있지만, 238년간의 경험이 이를 잘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
박형래 약력
필자는 고려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퍼듀대학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은 후 현재 텍사스 주 엘파소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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