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꿈꾸는조형한글전”을 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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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2-30 13:10:30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글: 정민우 재미화가
'코리안페스티벌'과 함께 시작됐던 '꿈꾸는 조형한글'기획전이 어느덧 70여일동안의 긴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12월27일 폐막되어 시원섭섭한 마음을 금할길없는 바이다. 그러나 막상 '전시회'를 갈무리하는 작가로서의 '심경'이 솔직히 착찹하기 이를데 없었다. 애초에 '기획전'을 하자고 지난삼년동안 혼신을 다해 작업해온게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알맹이 없는 한인회행사를 위한 들러리 '전시회가'되고 말았으니 어찌 착찹한 심경을 감출길이 있겠는가??? 당초, 3년만에 가지는 '정기발표전' 오픈을 코앞에둔 시점에서 뜻밖에 '코리안페스티발'행사 준비중에 있던 한인회측의 긴급요청으로 어쩔수없이 이루워진 일시적인 짧은'기획전'이었는데, 행사종료후 거듭된 한인회의'연장전시' 요청에따라 본의아니게 '장기기획전'이 되어버린 셈이었다. 그러다보니 '정기발표전' 으로서의 정체성이 훼손 당할수밖에 없었음은 '불문가지' 였으리라.!!! 처음 한인회측의 '코리안페스티발'을 위한 기획전요구를 몇차례 거절했었던 이유도 알고보면 그같은 일을 우려했던 까닭이었던 게다. 그러나 이처럼 민감한사안들을 안타깝게도 비전문인 들이 이해하기란 결코쉽지 않다. 모름지기'정기발표전'이란 장기간 동안에걸쳐 작업된 작가의 새로운 창작품들을 대중앞에 선 보임으로서 다음으로 이어질 새로운창작을 위한 방향모색이 되어야함은 물론이요, 더불어 다음발표전을 준비하기위한 최소한의 '스폰서쉽'이 이루워져야만 하는 매우중요한 자리가 아닐수 없겠다. 전업작가에 대한 스폰서쉽은 대부분 정기발표전을통해 작가의 개인적인 후원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관례이나 문화적 의식이 박약한 동포사회의 실정상 그동안의 전시경험으로 비추어볼때 전시회 오픈을 위해 소요되는 실경비정도 나오는게 고작이었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처럼 특정 행사를 위한 부대행사로 개최케되는'기획전'인경우엔 그마져도 스폰서쉽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기획전'을 위촉한 '기획처'가 이같이 기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없을땐 기획전 자체를 애초에 기획하지않는것이 상식이라 하겠다. 그런면에서 이번전시는 지난'이천년'에 가졌던 한국학교건립기금모금을 위한 기획전에이어 전업작가인 나에게 또한번의 감당할길 없는 커다란상처와 큰시련을 안겨준 대책없는 매우소모적인 발표전이 되고 만 셈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오프라인상으론 첫선을 보이게된'조형한글' 실험작들에 대해 현지외국인들과 더불어 동포사회 대다수 관람객들이 보여준 뜨거운관심에 한가닥 위안을 삼게되니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 불현듯 지난 95년 '도미직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자본주의 국가의 전형인 미국땅에 가족과 더불어 맨주먹으로 입성하고보니 암담 했던것이 사실이었다. 당시 동포사회속엔 '전업작가'의 길을 가는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그것은 '순수미술'자체가 이땅에서 그만큼 생활보장이 안된다는 증거인 셈이기도 했다. 하여,생활보장이 확실한 회사에 납품하는 '상업화'를 그릴것이냐? 아님 생활보장이 안되는 전업작가의 외길을갈것이냐?를놓고 가족회의를 하게되었다.결론은 가족모두의 만장일치로 전업작가의 길을 가달라는 거였다. 당시 나를배려해준 고마운 가족들에게 약속했었다. 3년동안만 해보고,안돼면 그때가서 직업을바꾸든 아님,한국으로 되돌아가든 하겠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었다. 바야흐로 그렇게시작한것이 어느덧 20여해가 훌쩍 흘러가 버렸다. 그 길고도 모진세월들 속에서 내가 그려온 오직 한국만을 모티브로한 조형작업들은 그동안 다양한 실험 작업과정을 거치면서 급기야 우리 한국문화의 대표성을띤 '한글조형' 작업 단계에 진입하게 되기까지 참으로 힘겨운 행보를 거듭해오며 이번 전시를 포함하여 총열한번의 '정기발표전'을 지속해온 셈이다. 이렇듯 홀로 외로운 이길을 걸어오는 동안 무려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건만 결국내 뒤를이은 전업작가가 현제까지 단한사람도 배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무엇보다 나를 고단하게 만들고 힘겹게 했었음이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내 가족들의 순진한 선택이 오늘의 나와 같은 몽상가요,비현실주의 무능한 가장을 키워낸 셈이다. 내비록 몽상가로 살아오면서 그동안 외롭고 궁핍하긴했어도 내모든 시간들을 온전히 창작에만 바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설령 오늘밤 무상한 그분께서 내혼을 예고없이 거둬 가시겠다해도 솔직히 한치의 미련도 여한도 없이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홀연히 따라나설수 있을것같다. 다만 구순을 넘기신 노모를 부양해 가며 온몸을바쳐 그 긴세월을 한 마디 불평없이 내곁에서 희생해준 고마운 아내에게 죄스럽고 더불어 백일잔치, 돌잔치한번 못해주고 그새 열일곱 문설주를넘어버린 내 소중한 딸에게 애비로서 그동안 단 한번도 제대로된 생일선물 한번 못해준게 못내 부끄러울뿐,염치없고 물색없는 무슨여한이 또 있을수 있겠는가??? 각설하고 지난 70여일동안 매일 '전시장'에나가 홀로지키며 살아있는 동안 내내 고독하고 남루하기 이를데 없는 참혹한 삶을살다간 불행했던 예술가들의 생애를 곰곰히생 각해보곤 했었다. 그들은 과연 무슨연유로 그렇게 비루하게 살다간 것일까?? 그들이 그렇게 생을마감하고 세월이 흐른 지금, 그들생전엔 따뜻한 밥 한 끼조차 제대로 해결해줄수 없었던 작품들 이 오늘날 거액의 경매가를 기록하며 자본가들의 재산증식에 기여하고있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이미 떠나고 없는 그들에게 도데체 그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가??? 바야흐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그 빌어쳐먹을 말장난의 부조화적 현상이 빚어낸 '이율배반'치곤 맹랑하기 이를데 없다는 결론 앞에 일단 상념의 닷을 내려 정박시켜놓기를 거듭했었다. 자고로 상념이지나치면 현실이 물색없어져서 더더욱 살맛이 줄행랑질을 놓으며 달아날수밖에 없는법임을 너무도 잘알고있었던 까닭이다. 이제 또 속절없이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살아있는 한 피할 수 없는 작별의 순간들이 다가오고 더불어 거부할수없는 새날들이 을미년 문설주 밖에서 마지막 워밍업을해가 며 서성거리고 있다. 이제 나는또 무엇으로 그들을 맞이하고 떠나가는 묵은해의 손아귀엔 더불어 무엇을 들려보내야 하나?? 무릇'소문만복래'라 했으니 지난날의 어두운기억들일랑 묵은해에 실어 미련없이 떠나보내고 그저 새해엔 새기분으로 우리모두 더불어 웃고 살 수만 있다면 그 보다 족한 일이 대체 무엇이겠는가??? 그러니 새해엔 부질없는 마음들을 말끔히 비워내고 소소한 삶의 단상들을 소중히 여기며 감사와 기쁨이 고갈되지 않는 활짝핀 꽃처럼 웃음꽃 만발한 동포사회가 될수있기를 삼가 소망해 마지 않는 바이다. 쓰다보니 부질없게도'잡설이 길어진 것 같아 낮부끄러움 마져 감출길 없음을 삼가 고백하지 않을수없게 된다. 끝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없이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과 더불어 본전시를 기획해주신 한인회 관계자 여러분들께 삼가 심심한 '사의'를 표하면서 금번 작품전의 갈무리글로 대신하는 바이다.... 을미년 동지섣달, 만리타국 유배지의 깊은밤에, 재미화가 정민우 합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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