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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학 사랑을 알려준 당신에게 / 홍성구
기사입력: 2017-07-18 09:55:44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사랑을 알려준 당신에게 / 홍성구(애틀랜타문학회 홍보부장)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는 가진 거라곤 시간과 돈 밖에 없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진짜냐구요?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이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면, 그렇게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자고 싶은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은 때 일어나고, 나가고 싶을 때 나가고, 뭐든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요. 언제나 늘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뭔가를 도모하는 아이디어 맨입니다. 그 일을 다 하려면 꽤 많은 돈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런 건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 일을 해냅니다. 신통하죠?
이건 우리끼리 비밀인데요, 이 사람이 돈이 많은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믿는 구석이나 부빌 언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자기 잘난 맛으로 사는 한량이랄까요. 그런데 이 사람은 늘 "돈은 필요하면 생기는 거야"라고 말하고 또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 이 사람은 그렇게 자기 멋대로 살았지만, 늘 외로왔습니다. 어쩌면 외로와서 그렇게 많은 일들을 만들어내고 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또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는 이혼을 당했습니다. 예. 그 남자에게 세 명의 아들을 낳아준 여자가 같이 살기 힘들다고 떠나버렸습니다. 그러니 이혼을 당한 게지요.
이 남자는 가난합니다. 월세도 가까스로내는 방 세칸짜리 타운홈에서 부모님과 아들 셋까지 모두 여섯 식구가 살고 있었거든요. 제대로 월급나오는 번듯한 회사도 다니지 않고, 그냥 자기 하고싶은 일을 하겠다며 그렇게 무책임하게 살고 있던 사람입니다.
말이 좋아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지, 알고 보면 부모님이 이 아들 셋 딸린 남자를 돌봐주고 있는 꼴이었습니다. 게다가 부모님은 건강이 좋지도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두 번째 온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고, 어머니는 오랜 시간 대장에 암덩어리를 키웠더랬습니다. 그게 암인지는 나중에서야 알게 됐지만, 바짝 마른 몸에 배를 움켜쥔 모습을 자주 보이곤 했지요.
 
이 남자가 바로 앞서 말했던 그 남자입니다.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기에 잘 모릅니다. 이 남자는 많은 걸 가진 사람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런 소망도 없어 보였던 그런 남자에게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그 남자가 나이고, 그 여인이 당신 입니다.
무엇엔가 홀린 듯 당신은 나와 살림을 합쳤지요. 사실 내가 주문을 걸었습니다. 검지 손가락을 쭉 펴서 당신을 향해 원을 그리며 주문을 외웁니다.
"너는 이제 나만 사랑한다!"
이 주문 덕분이었을까요?
아니면, 외롭다고 느껴질때마다 하나님한테 "왜 아담은 혼자 사는게 보기 좋지 않다며 하와를 주셨는데, 나는 혼자 살게 하십니까"라며 투덜댔던 같잖은 기도 덕분이었을까요.
기도의 응답이라 믿고 싶고, 주문이 통했다 믿고 싶은 마법과도 같은 일이 내 인생에 벌어졌습니다.

아이들에게 밥도 해주고 잔소리도 해주는 엄마가 생겼고, 몸이 불편한 아버지에게 음식을 먹여드리는 며느리도 생겼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굿모닝"이라고 인사하고는 "일어나, 일해!"라고 채찍도 가하는 아내가 생겼고, 하루 일과를 마칠 때에는 전국노래자랑 틀어놓고 술잔을 마주치는 그녀가 생겼습니다.
잃어버린 뒤에야 소중함을 깨닫는다는데, 다행히 그 깨달음 뒤에 소중한 사람을 만났으니 이 어찌 귀하고 또 귀한 일이 아닐 수 있을까요.

그런데요, 처음엔 이게 복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했고, 내게 복종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습니다. 한 판 싸움이 벌어지면 하나님께 화풀이도 했지요. "왜 저런 사람을 보내준 겁니까? 이게 뭡니까?"라고요. 그 순간에는 내가 손가락 주문을 걸었던 사실은 새까맣게 까먹고요, 기도 응답이라고 감사했던 것도 싹 잊어버리더란 말입니다.
신기한 건, 그렇게 엉뚱한 데 화풀이 하고 나서 정신이 들면, 꼭 이런 생각이 따라왔습니다.
"귀한 사람 또 잃을 것이냐?"

가진 건 시간하고 돈 밖에 없다던, 하지만 늘 외로웠던 나는, 정작 내 안에 사랑이 없었던 것을 나이 오십이 다 되어서야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내가 사랑이 뭔지 몰랐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도록 이끌어준 이가 바로 당신입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나는 이 말이 사랑의 의미라 생각했었습니다.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마음이 늘 촉촉하게 젖어있는 상태가 되기까지는 당신의 희생과 이해와 인내가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지금은 좀 사랑을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 "귀한 사람 잃을 것이냐?"는 생각이 참으로 무섭게 느껴집니다.

믿거나 말거나 나는 남은 일생 이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막상 사랑을 좀 알고 나니 사랑을 줘야할 대상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챌 수 있겠더군요. 더 많은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더 훈련시켜야겠습니다.
지금은 부족할 겁니다. 아직도 옛날 버릇이 툭툭 튀어나올때가 많거든요. 그런 내 모습이 행여나 당신에게 상처를 주고, 또 당신을 지치게 만들까 걱정입니다.

하지만 이것 만은 꼭 말해주고 싶어요. 비록 더디고 빙빙 도는 한이 있더라도, 조금씩이지만 나 자신을 바꾸어가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 만큼은 진심이라는 것 말입니다.

아버지는 늘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람은 변하는 존재다. 문제는 어떻게 변하느냐지." 선하게 변해야할 우리 인생이라지만,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한 가지 고백하자면, 당신을 만나고서야 10년을 끊었던 음악 만들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내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잘 알지만, 언제나 당신은 내게 용기를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요. 덕분에 아직 어리숙하기는 해도 하나씩 하나씩 내 스스로 포기했던 것들을 세워가기 시작합니다. 당신과 함께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당신과 함께 한다는 것 말입니다. 그걸 이제라도 깨달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당신과 함께하면 나는 더욱 선하고 옳은 인간으로 변해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남은 삶의 여정을 꼭 내 옆에 함께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아직은 내가 이기적이므로..!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2017년 6월 11일
당신에게서 사랑을 알게 된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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