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컬럼
미국


이제는 미국 대선이다!

입력: 2024-04-03 10:17:01 NNP info@newsandpost.com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태국 푸켓에서 방콕까지 왕복한 재외동포 가족이 화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태국 재외선거 후기’이다. 글쓴이는 “지난달 30일
푸켓에서 방콕으로 가서 아내와 재외국민 투표를 하고 왔다”고 올렸다. 태국 재외투표소가 방콕 한국대사관에 설치돼 있어 거기까지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푸켓에서 방콕까지 거리는 약 800㎞. 애틀랜타에서 버지니아주를 가는 거리다. 미담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마냥 흐뭇하지만은 않다.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재외국민투표하기가 어렵다는 의미가 된다.
아닌 게 아니라 해외부재자 투표는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다. 미주지역의 경우 지정 투표장소까지 자동차로 평균 한두시간 이동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동안 7차례의 재외선거에서 등록율이 저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번에도 투표 등록자 수가 직전 대통령 선거와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보다 각각 35%, 14% 가까이 줄었다.
실제 재외 유권자들은 투표장소 제한에 가장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현행 선거법에 따라 투표만큼은 자신이 거주하는 관할 공관을 직접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도에도 불구하고 투표하기가 녹록지 않다.
미주지역은 한반도 면적의 거의 100배에 달하나, 주요 지역 재외공관과 몇몇 공공장소에만 투표소가 있다.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선 재외선거 최종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재외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자 수는 9만2923명, 최종투표율은 62.8%로 집계됐다.
재외선거는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부터 도입됐다. 총선 가운데 투표율이 60%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투표율은 19대 45.7%, 20대 41.4%였다. 직전 국회의원 선거 재외투표와 비교해 볼 때 투표율이 39%포인트나 올랐다.
미주지역도 이번 선거 투표율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투표환경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들의 투표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물론 2012년 재외투표가 실시될 때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제도상 문제점들은
개선되지 않았다.
올해는 해외공관의 선거홍보 비용도 줄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는 자체 모금운동을 벌여 재외선거를 홍보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선거법 전면 개정은 꼭 필요하다. 미주한인들의 숙원인 투표하기 쉬운 환경, 다시 말해 우편투표나 투표소 확대 등은 꼭 이뤄져야 한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격언이 있다. 주권 당사자가 가만히 있으면 빈곤의 악순환만 되풀이될 뿐이다.
미주한인사회는 재외동포청을 통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마땅하다. 이와 함께 힘들더라도 선거 때마다 가능한 많은 인원이 투표에 참여해 유권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투표율이 저조하면 한국에서도 재외국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예산과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그동안 여야 각 당은 공히 표가 적다는 이유로 재외동포 정책에 소극적이거나 실현성이 없는 ‘립서비스’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유권자 등록율부터 높이고, 여당과 야당의 경계를 떠나 해외동포 정책에 더 적극적인 정당을 지지하는 ‘전략적 투표’도 고려해 보자.
올해는 유난히 투표가 많다. 한국 총선 재외국민투표가 끝나니 미국 46대 대통령 선거가 11월 D-day를 앞두고 있다. 차기 대선은 미주한인 가운데 시민권자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참여하지 않고는 결코 과일을 따먹을 수 없다. 특히 미국은 더욱 더 그러하다. 미주한인들이 투표해야만 우리의 요구가 각 당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
이는 한국계 미국인이 주류사회로 진입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우리 꼭 투표합시다!”
한 언론매체가 실시하는 선거캠페인이 머리를 때린다.



▲권영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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