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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사랑방 모임에서 벗어나자
글: 권영일 주필
기사입력: 2024-03-06 10:03:35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의 가장 큰 차이점 가운데 한가지는 엄격한 스코어관리이다. 아마추어들은 자신의 스코어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데 반해, 프로들은 엄격하다. 선수 스스로가 정확하게 기록한다. 그럼에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타수를 잘못 표기한 선수가 낭패를 당하는 사례는 때로 발생한다. 조던 스피스는 최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부정확한 스코어카드에 사인해 결국 실격을 당한 바 있다. PGA 투어에서 13승(메이저 3승)을 기록한 베테랑 선수도 한 순간에 실격 운명을 맞을 정도로 골프규칙은 어쩌면 혹독하다.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심판도 없는 경기에서 선수들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는 아마추어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지만 주말 골프 세계에서는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고 주말골퍼들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프로에게는 생업이 걸린 문제지만, 아마추어들은 친목증진과 취미생활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라운드에서는 플레이가 규칙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서로 눈감아 주는 게 생각이 오히려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심지어 스스로 스코어를 속이기도 한다. 이 문화는 게임에서는 ‘애교(?)’로 넘어갈 수 있어도, 사회생활로 이어질 때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투명성이 부족한 사례는 종종 무리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미주한인사회의 이민역사는 벌써 120주년이 넘어섰다. 환갑을 두번이나 맞은 세월이다. 한인 1세대들은 1903년 하와이에 도착한 이래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개척정신 하나만으로 당당히 주류사회에 도전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이제는 주류사회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한인사회는 급성장했다. 그럼에도 많은 한인단체들은 아직도 구멍가게 운영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냉철할 프로정신이 부족한 것이다. 상당수의 단체에서 회계 불투명으로 인한 부작용이 자주 노출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부터 지방의 작은 한인관련기관까지, 한인단체들의 갈등은 대부분이 회계가 불투명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으론 이해가 된다. 최근 지역한인사회의 단체를 이끌었던 몇몇 전임 회장들과 차례로 담소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회장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 조직이 돌아가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그렇다고 후원을 해주는 독지가가 많았던 것도 아니다. 결국 주머니돈이 쌈지돈이었다. 애써 변명하자면 그동안 한인단체들은 사랑방 모임 수준이었다. 따라서 조직적인 관리는 언감생심이고, 단체 회장이 어떻게 운영자금을 마련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최근 미주한인사회는 괄목상대하게 성장했다. 그렇다면 사랑방 모임도 확대되어야 하고, 그에 걸맞게 내부 조직도 변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존의 조직을 효율적으로 체계화해야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미주한인사회는 여전히 타성에 젖은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 다시 말해 몸은 커졌는데, 옷은 맞지 않는 과도기적 상황이다. 애틀랜타의 경우 지난 2015년 세계에서 가장 큰 한인회관을 마련했다. 기쁨에 들뜬 것도 잠시, 이것이 ‘독이 든 성배’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선 과도한 건물을 관리하기 위한 수리비와 운영비가 문제가 되었다. 이는 역대 한인회장들의 활동에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다. 새 회장이 취임할 때마다 반복되는 한인회의 내홍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힘에 겨운 건물관리에서 기인한다. 여기에 집중하다 보니 조직 운영은 뒷전으로 밀린다. 비단 여기뿐이랴. 다른 한인조직도 대부분 도진개진이다. 어떻게 이 난관을 타개할 것인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첫걸음은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서 찾아보자. 운영자금의 흐름을 분명하게 밝히고, 회원들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가슴이 아니라 머리를 설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야 조직 에너지의 누수현상이 적다. 이제 미주한인사회에서도 프로처럼 스코어를 기록하는 회계문화가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
▲권영일 주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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