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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시아 신규 제재 시행 유예” 행정명령
기존 대러 제재 해제 아닌 새 제재법 적용 보류…루비오 “최대 60일 경제적 영향 검토”
러시아산 경유 공급으로 유가 안정·종전협상 유도…양당 반발속 백악관 “국익 우선”
러시아산 경유 공급으로 유가 안정·종전협상 유도…양당 반발속 백악관 “국익 우선”
기사입력: 2026-10-19 17:29:06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신규 경제제재와 고율 관세의 시행을 전격 유예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기존 대러시아 제재를 전면 해제한 것이 아니라, 의회가 새로 제정한 제재법의 주요 조항에 대해 대통령에게 부여된 면제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금) 백악관 행정명령을 통해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에 따른 신규 제재와 관세의 적용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법률은 지난 9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것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률에는 러시아산 상품에 대한 500% 관세와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의 주요 구매국에 대한 100% 관세 등 강력한 경제적 압박 조치가 포함돼 있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량 구매하는 국가들에 대한 추가 관세는 10월 18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행 직전 이러한 조치가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적용을 보류했다. 백악관은 제재법 제115조에 따라 대통령이 국가이익을 이유로 제재를 면제할 수 있으며, 필요한 의회 통보 절차도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기존에 시행 중인 대러시아 제재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다. 명령에는 러시아 정부의 유해한 활동에 대응해 기존 행정명령으로 부과한 제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새로 부과할 예정이던 제재를 당분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일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편향 언론들과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은 이번 조치를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 해제로 보도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규 제재와 관세가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는 데 최대 60일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행정명령에는 60일 후 제재가 자동 시행된다는 규정이 없다. 면제는 대통령이나 관계 당국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유지된다. 따라서 60일은 행정부가 제시한 검토 기간이지 법적으로 확정된 유예 종료일은 아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러시아산 경유의 국제시장 공급을 허용한 조치와도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가 향후 3개월 동안 30만 톤 이상의 경유를 미국과 국제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산 석유제품 거래에 적용되던 일부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두 조치는 목적은 비슷하지만 성격이 다르다. 경유 공급 허용은 러시아산 특정 에너지 제품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제한적인 제재 완화 조치다. 반면 이번 행정명령은 아직 시행되지 않은 새로운 대러 제재와 제3국에 대한 관세의 적용을 보류한 것이다. 즉, 경유 공급 조치는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공급량을 늘리려는 정책이고, 신규 제재 유예는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에 대한 추가적인 경제적 압박을 당분간 확대하지 않겠다는 결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두 조치를 추진한 배경에는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공장 공습으로 인해 러시아산 경유의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경유값이 크게 올랐다. 경유는 화물운송과 농업, 건설업 등 미국 경제 전반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물류비와 생산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가 미국 농민과 목장주, 운송업계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경유 거래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구제책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도록 유도하기 위한 외교적 유인책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단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라, 에너지 가격과 종전협상 상황을 고려해 압박의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회에서는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제재 유예를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실수라고 평가했다. 존 코닌 상원의원은 제재법을 주도했던 고(故)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이번 결정을 강하게 반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를 허용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전쟁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공화당 의원 6명을 포함한 상원의원 12명은 러시아산 경유 공급 합의를 철회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이들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제재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이번 신규 제재 유예가 러시아에만 도움이 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단을 유지하면서도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러시아산 경유 30만 톤 이상의 추가 공급이 국제시장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일부 에너지 분석가들은 해당 물량이 세계 경유 소비량에 비해 작아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경제정책이 직면한 현실적인 선택을 보여준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 푸틴 정권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 있지만, 동시에 국제 에너지 공급이 줄어 미국의 물가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을 허용하면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러시아의 수출 수입을 늘려줄 위험이 있다. 보수적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협상력을 유지하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규 제재를 즉각 시행하지 않고 경제적 영향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정책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유예 기간이 길어지거나 러시아가 실질적인 양보 없이 경제적 이익만 확보한다면 미국의 제재 정책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 결국 이번 결정의 성패는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실제로 미국의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지, 그리고 제재 유예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지에 달려 있다. 일단, 러시아는 미·중·러 3자 회담을 제안했다. 홍성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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