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컬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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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바둑판, 한국의 생존
낙동강에서 한미동맹까지
기사입력: 2026-10-20 08:30:36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 강대국들의 대국에서, 대한민국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정전협정 체결 이후 73년의 세월이 흘렀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출발한 대한민국은 기적을 이루며 세계 주요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한반도가 여전히 불안정한 정전 상태에 놓여 있음에도, 6·25전쟁의 뼈아픈 기억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배정호 GK전략연구원장(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의 저서 『강대국정치와 6·25전쟁』(법문사 펴냄)은 깊어진 안보 불감증에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6·25전쟁을 남북의 이념 대립이 아닌, 스탈린·마오쩌둥·김일성의 전략적 계산이 맞물린 치밀한 ‘국제전’으로 재조명한다. 전쟁의 방아쇠는 누가 당겼나? 1990년대 초 공개된 옛소련 비밀문서와 ‘옐친 문서’는 발발의 진실을 밝힌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우려한 스탈린은 김일성의 남침 제의를 거듭 거절했다. 그러나 마오쩌둥의 지원 의지와 중국 참전 가능성은 그의 계산을 뒤흔들었다. 중국의 동조와 지원 약속이 없었다면 북한의 전면 남침은 불가능했고, 게릴라전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탈린의 승인 뒤에는 냉혹한 ‘이이제이(以夷制夷)’ 계략이 있었다. 한반도에서 미중을 충돌시켜 양국의 국력을 소모시키려는 속셈이었다. 반면 마오쩌둥은 미군 개입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 대만 문제 해결, UN 상임이사국 진입, 소련의 현대식 무기 지원 등 자국의 이해관계를 계산에 넣고 초기부터 깊숙이 동조했다. 국공내전의 실전 경험을 쌓은 조선족 부대 약 6만 3천 명을 미리 북한군에 편입시켜 정예화의 뼈대를 완성했다. 낙동강 방어선과 ‘뉴 코리아 플랜’ 1950년 7월 말, 북한군의 파죽지세 남하로 대한민국은 한반도의 90%를 빼앗기며 존망의 위기에 처했다. 국군과 유엔군은 사멸의 문턱에 선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낙동강 붕괴에 대비해 미국은 충격적인 플랜을 세웠다. 전선이 무너지면 정부 요인과 군·경찰 핵심 인사들을 남태평양 서사모아로 이주시켜 망명정부를 세운다는 ‘뉴 코리아 플랜(New Korea Plan)’이었다. 미국조차 포기하려 했던 이 냉혹한 계획은, 낙동강 방어선이 단순한 최전선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구국의 전선이었음을 증명한다. 미국마저 포기하려 했던 한국은 ‘버려진 돌’이었다. 그런데 다부동·영천에서 그 돌이 살았다. 국가의 운명을 걸고 싸운 치열한 구국의 현장이었다. 이후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으로 기사회생했으나, 대규모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유엔군사령부와 한미동맹 유엔사는 박물관에 묻힐 전쟁의 유산이 아니다. 북한은 물론 제3국의 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다국적 전력을 결집하는 핵심 전략 자산이다. 향후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이 논의되더라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을 고려할 때 그 존재 가치는 여전히 절대적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 과정에서 ‘반공포로 석방’이라는 벼랑 끝 전술로 미국을 압박했고, 그 끝에 ‘한미상호방위조약(1953)’을 끌어냈다. 오늘날 대한민국 안보와 번영의 가장 든든한 반석이다. 한미동맹은 군사적 결속을 넘어 가치·경제·첨단기술 협력으로 넓어지는 포괄적 동맹으로 진화했다. 역사가 남긴 안보 교훈 배정호 박사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자유주의 수호 정신을 명기한다면, 그것은 피로써 나라를 지켜낸 ‘6·25호국정신’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1950년 버려진 돌이었던 한국이 1953년 스스로 둔 승부수 - 반공포로 석방이다. 그 승부수의 대가가 한미동맹이다. 살아남은 돌은 이제 착수하는 손이 되어야 한다. 바둑판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권영일 주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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