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6·3 부정선거 의혹 팩트체크 종합 상황판
‘득표 결과 조작’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산 수정 불가능’ 전제는 무너져
실물 투표지·원본 이미지·변경 이력 확보해 정상 정정인지 선거통계 조작인지 규명해야

6·3 지방선거 논란의 출발은 투표용지 부족이었다. 그러나 이후 드러난 문제는 종이 부족에 그치지 않았다. 시간대별 투표자 수가 선거 당일 또는 그 이후 수정됐고, 개표 결과 공표 뒤 후보자별 득표수가 바뀐 사례도 확인됐다. 개표 과정에서 기록된 투표함 수는 선거가 끝난 뒤 381건 수정됐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전산 수치가 수정됐다는 사실과 후보자별 득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결론은 같지 않다. 현재까지 당락을 뒤집을 만한 득표 결과 조작이 확인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선거 관련 전산 수치가 변경 불가능한 고정값이 아니며 실제 사후 수정됐다는 점은 확인됐다. 이제 쟁점은 그 변경이 원자료에 따른 정상적인 오류 정정이었는지, 오류 은폐나 숫자 맞추기를 위한 허위·임의 입력이었는지다. ① 투표용지 부족으로 몇 명이 투표하지 못했나
선관위는 사전투표율 상승과 잔여 투표용지 감축을 이유로 일부 지역의 본투표용지를 선거인 수의 약 50%만 인쇄했다. 수요 예측 실패가 아니라 정상적인 투표 기회를 제한한 선거관리 실패다. 중앙선관위도 일부 투표소의 용지 부족과 투표 중단이 선거법상 규정 위반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실제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가 모두 몇 명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용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간 사람, 다른 일정 때문에 재방문하지 못한 사람까지 전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판단 | 위법한 투표 중단은 확인됐다. 실제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의 전체 규모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은 특검이 CCTV·선거인명부·현장기록을 대조해 확정해야 한다. ② 투표자 수 전산 ‘임의 수정’─오류 정정인가, 선거통계 조작인가
선관위의 투표자 수 집계에는 현장의 투표록·선거인명부와 중앙 전산시스템이라는 두 기록층이 존재한다. 이른바 ‘이중장부’라는 표현이 제기되는 이유다. 두 기록이 일치하고 수정 전후 이력과 사유가 남는다면 상호 검증 장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서로 다른 수치가 존재하는데 원자료와 변경 기록을 공개하지 않으면 숫자를 사후에 맞춘 것인지 검증할 수 없다. ‘타임머신 투표’ 117곳은 의원실 분석에서 제기된 수치이지 선관위가 확정한 위반 건수는 아니다. 서버 시각, 입력 시각, 보고 기준시각의 차이부터 확인해야 한다. 반면 시간대별 투표자 수 수정보고 72건과 후보자 득표수 사후 수정 사례는 선관위 자료로 확인됐다. 정상적인 오류 정정과 조작의 경계도 분명히 해야 한다. 원자료를 토대로 권한자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값을 바로잡고 수정 전후 기록과 사유를 보존했다면 정정이다. 그러나 허위임을 알면서 합계를 맞추기 위해 다른 시간대나 투표소에 수치를 나눠 입력했다면 단순 수정으로 보기 어렵다. 판단 | 당락을 바꾼 득표 결과 조작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 관련 전산 수치가 사후 수정 가능한 구조이며 실제 임의 수정이 이뤄진 사실은 확인됐다. 정상적인 오류 정정인지 선거통계 조작인지는 특검이 원자료와 전체 변경 이력을 확보해 규명해야 한다. ③ 투표함은 어떻게 보관됐고, 왜 개수 기록이 381건이나 바뀌었나
381건은 실제 투표함 381개가 추가되거나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투개표 보고시스템’에 잘못 입력된 투표함 수 기록을 선거 뒤 수정한 건수다. 따라서 이를 곧바로 ‘투표함 381건 조작’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단순 오기로 넘길 문제도 아니다. 투표함은 투표지의 보관과 이동을 증명하는 핵심 단위다.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은 별도로 작성·보관되고, 봉인지 상태와 인계·인수 기록, CCTV, 개표소 도착 기록이 서로 맞아야 한다. 기록이 실제 투표함과 일치하지 않았다면 어느 단계에서 왜 차이가 발생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판단 | 확인된 것은 투표함 자체의 증감이나 바꿔치기가 아니라 투표함 수 기록 381건의 사후 정정이다. 실제 투표함 수, 봉인지, 보관 CCTV, 인계·인수 기록을 대조하기 전에는 단순 오기인지 관리 공백인지 판단할 수 없다. ④ 개표장에서 발견된 ‘이상 투표지’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4항은 선거인이 기표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도록 투표지를 접어 투표함에 넣도록 규정한다. 선관위는 유권자가 투표지를 접지 않고 넣을 수 있고, 투표함 안에서 눌리거나 보관·운반되는 동안 접힌 흔적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대법원도 접힌 흔적이 없다는 외관만으로 위조 투표지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이 접어서 투입하도록 정한 이상 선관위는 투표소에서 이를 안내하고 현장에서 계도할 책임이 있다. ‘접지 않은 투표지도 나올 수 있다’는 사후 설명만으로 반복되는 논란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접힘 여부 하나가 위조의 증거는 아니지만, 이상 투표지가 발견됐을 때 발급기록과 투표지 이미지, 용지·인쇄 특성을 연결해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판단 | 외관이 이상하다는 이유만으로 위조표라고 단정할 수 없다. 반대로 육안 설명만으로 정상표라고 종결해서도 안 된다. 논란이 된 실물 투표지를 보존하고 발급·이미지·용지 정보를 대조해야 한다. ⑤ 증거보존·이미지 파일·원자료 검증은 충분했나
통영시장 선거소청에서는 44표 차이가 재검표 뒤 38표로 줄었지만 당락은 바뀌지 않았다. 소청인 측은 실물 투표지와 개표 당시 생성된 이미지 파일의 대조를 요구했으나 별도 이미지 대조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남도선관위는 투표지 검증 결과 당선인 결정에 위법이 없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규정 위반의 증거가 없다며 소청을 기각했다. 선거 검증의 핵심은 선관위가 선별해 제출한 엑셀이나 출력물이 아니라 최초 원자료다. 원본 이미지와 변경 로그가 남아 있어야 현재 보관된 실물 투표지가 개표 당시 스캔된 투표지와 같은지, 수치가 언제 누구에 의해 왜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판단 | 재검표만으로 모든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실물 투표지, 개표 당시 이미지 원본, 전산 변경 이력을 하나의 검증 사슬로 연결해야 한다. 특검은 자료 삭제와 덮어쓰기를 막고 원본 서버·백업본·저장매체부터 확보해야 한다. ⑥ 선거소청 기각·각하 뒤 선거소송에서 무엇을 검증해야 하나
261건은 6·3 지방선거에서 제기된 모든 소청을 뜻하지 않는다. 중앙선관위가 관할하는 시·도지사, 교육감, 비례대표 광역의원 선거 관련 소청이다. 기초단체장과 지역구 지방의원 선거소청은 시·도선관위 관할이어서 별도로 봐야 한다. 또한 기각과 각하는 다르다. 기각은 본안을 판단했지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고, 각하는 제기 요건이나 절차가 맞지 않아 본안 판단에 들어가지 않은 결정이다. 선관위가 위법한 투표 중단을 인정하면서도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한 만큼, 선거소송에서는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의 실제 규모와 지역별 표차, 원자료 검증 범위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판단 | 소청 기각·각하가 모든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 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기되는 선거소송과 별개로 특검은 소청에서 다뤄지지 않았거나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전산 원자료·이미지 파일·투표함 보관기록까지 조사해야 한다. 결론─확인된 관리 실패, 확인되지 않은 득표 조작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 후보자별 득표 결과가 조직적으로 조작됐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됐고, 선거법상 규정 위반이 인정됐다. 시간대별 투표자 수 72건과 투표함 수 기록 381건이 수정됐으며, 개표 입력 오류 11건과 공표 후 후보자 득표수 수정 4개 사례도 확인됐다. 이 사실들은 ‘선거 전산에는 수정이나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포괄적 전제가 더 이상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수정 기능의 존재가 곧 득표 결과 조작의 증거는 아니다. 수정 전후 기록, 원자료, 승인 절차가 공개돼야 정상적인 오류 정정인지 허위·임의 변경인지 판단할 수 있다. 특검의 과제는 이미 드러나 있다. 실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수를 확정하고, 전산 수치의 생성·수정·승인 과정을 복원하며, 투표함의 보관과 이동 기록을 대조해야 한다. 이상 투표지는 실물·발급기록·이미지 원본으로 검증하고, 소청에서 제외되거나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원자료도 확보해야 한다. 논쟁을 끝내는 방법은 ‘음모론’이라는 낙인도, ‘조작’이라는 선결론도 아니다. 사람이 남긴 기록과 시스템이 남긴 기록, 실물 투표지가 서로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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