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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유엔 연설, ‘평화공존’에 가려진 북한 핵 억지의 현실
북핵 고도화 중단→축소→핵 없는 한반도…단계적 비핵화 제시했지만 ‘선제적 억지력’ 언급은 미흡
기사입력: 2026-09-24 09:29:49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 ▲기조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뉴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화)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9.23 |
|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3대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재명은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제시하면서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소통 채널을 복원하며 북미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명은 “오랫동안 멈춰있던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접근이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현재의 안보 현실보다 대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핵무장을 ‘현재의 위협’으로 얼마나 명확하게 규정했나 이재명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관련해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표현 자체만 놓고 보면 최종 목표는 분명하다. 그러나 안보 보수주의적 관점에서는 **‘핵 없는 한반도’라는 장기적 목표보다 그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대한민국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먼저 제시돼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상당한 핵·미사일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단순한 협상용 카드가 아니라 체제 생존과 군사전략의 핵심으로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것과 이미 보유한 핵전력을 실제로 폐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안보 보수주의에서 핵심적으로 제기하는 질문은 바로 이 지점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개발 속도만 늦추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안보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가? ‘동결→축소→비핵화’는 북한에 무엇을 요구하는가 이재명의 구상은 사실상 북한 핵·미사일 능력의 동결에서 시작해 축소를 거쳐 최종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로 가는 단계적 접근이다. 연설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먼저 중단시키겠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그러나 단계적 접근에는 중요한 안보 문제가 따라붙는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하는 대가로 어떤 조치가 제공되는지, 그리고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떤 검증과 제재가 뒤따르는지가 핵심이다. 실제로 이재명은 유엔 연설 직전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 **북한의 핵 개발 중단과 대북 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방식**을 언급했다. 안보 보수 진영에서는 이 방식이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기 전에 제재라는 압박 수단부터 약화시킬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다. 북한이 과거 국제사회와 여러 차례 합의한 뒤에도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어떤 검증체계와 불이행에 대한 자동적인 대응장치를 마련할 것인지가 핵심적인 쟁점이 된다. ‘평화체제’가 억지력을 대체할 수 있는가 이재명은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을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가 남북한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들이 논의해온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안보 보수주의적 시각에서는 평화체제의 법적·외교적 장치보다 먼저 북한이 공격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확실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즉, 대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억지력의 대체재가 아니라 억지력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외교적 수단이어야 한다는 논리다. 한미동맹과 확장억제는 연설에서 상대적으로 뒷자리 이번 연설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부분은 한미동맹과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직접적인 강조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 이재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의 기회를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북미대화 재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한국의 대응에서 핵심적인 것은 단순한 북미대화 자체가 아니라 한미연합방위태세와 미국의 확장억제, 한국의 자체 방위역량이 어떻게 결합되는가라는 문제다. 특히 유엔총회 연설 다음 날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관련 설명을 보면, 이재명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의 방위비 증액과 독자적 방위능력 강화, 핵추진잠수함 추진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안보 관점에서는 유엔이라는 국제무대에서 평화공존의 메시지와 함께 한미동맹, 확장억제,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선명하게 제시했어야 한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북한 체제 존중과 ‘상호주의’의 문제 이재명은 남북 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국제무대에서도 “북측을 존중”하면서 보건·재난·기후위기 등에서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접근은 긴장을 낮추고 대화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외교적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안보 보수주의 관점에서는 '상호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북한이 한국의 체제를 존중하고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며 핵무기 폐기를 향해 움직이는 것과 한국이 북한 체제를 존중하는 것은 동일한 차원의 조치가 아니다. 따라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더라도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 변화와 연계하는 조건부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평화’는 억지력 위에서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한반도에서 대화와 평화공존의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안보의 관점에서는 평화를 원하는 것과 평화를 유지할 능력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핵심 과제는 대화 자체가 아니라 대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강력한 억지력이라는 것이 안보 보수주의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이다. 따라서 향후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을 평가할 때는 ‘평화공존’이라는 표현보다 다음 네 가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동결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둘째, 북한이 합의를 위반할 경우 어떤 제재와 대응이 즉각적으로 작동하는가. 셋째, 한미동맹과 미국의 확장억제를 어떻게 유지·강화할 것인가. 넷째, 북한의 핵무기를 궁극적으로 폐기시키겠다는 목표가 실제 협상 과정에서도 유지되는가. 결국 한반도의 평화는 선언이나 협정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무력으로 현상을 변경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억지력과 그 위에서 작동하는 외교를 통해 유지될 수 있다. 홍성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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