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맞교환 없이 데려왔다”…러시아, 허버드 석방
러시아 ‘용병 혐의’에 가족·변호인 반박…미 정부는 ‘부당 구금’ 지정

| 러시아에 4년 넘게 억류됐던 미국인 은퇴 교사 스티븐 허버드가 21일(수) 석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석방을 요청했다며, 이번 귀환에는 수감자 맞교환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만나 허버드 석방 사실을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허버드의 좋지 않은 건강 상태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허버드 석방을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석방의 대가로 무언가를 돌려줄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당시 해결되지 못했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허버드는 석방 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으로 이동해 미국행 귀국길에 올랐다. 위트코프 특사를 만난 자리에서는 석방을 위한 노력에 감사를 전했다.
미시간주 출신인 허버드는 해외에서 오랫동안 영어를 가르쳤으며, 일본과 키프로스를 거쳐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이지움으로 이주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직후인 2022년 4월 러시아군에 붙잡혔다. 러시아 검찰은 그가 우크라이나 영토방위부대에 가담해 군사훈련과 무기를 제공받고 월 1,000달러를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법원은 2024년 10월 비공개 재판에서 용병 활동 혐의를 인정해 징역 6년 10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가족과 변호인 측은 군사활동 가담 주장을 반박해왔다. 미국 측 변호인 마틴 데 루카는 허버드가 전투부대나 군 조직에 속한 적이 없으며, 러시아군이 집에서 자신을 데려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2025년 1월 허버드를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으로 공식 지정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당국의 영사접근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석방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러 접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위트코프 특사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허버드 석방에 감사를 표하고,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후속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위트코프가 푸틴을 ‘인도주의자’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미국 정치권에서 비판이 나왔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연방상원의원도 해당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자국민 석방이라는 성과와 러시아의 전쟁 책임에 대한 평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논란이다. 해외 억류 미국인 석방을 지원하는 단체 글로벌리치는 허버드의 귀환을 환영하면서도 러시아에 남아 있는 미국인들의 석방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현재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인 5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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