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참패에 2028 대선판 요동…깅리치 “후보 경쟁 활짝 열렸다”

|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로 2028년 대선 후보 경쟁이 조기에 달아오르고 있다. JD 밴스(JD Vance) 부통령의 후계자 지위가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에 대한 공개 지지가 등장하고 론 드산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 주지사도 재도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 전 연방하원의장은 4일(수) 엑스에 “공화당의 패배 규모가 너무 커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경쟁이 완전히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행정부가 크게 승리했다면 밴스가 당연한 차기 후보임을 주장할 강력한 근거를 확보했겠지만, 이제는 경쟁자들에게 기회가 생겼다는 평가다.
깅리치는 이란전쟁 대응과 함께 밴스가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 오하이오 주지사 후보의 논란성 광고를 옹호한 점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후보 에이미 액턴(Amy Acton)의 어머니가 등장해 딸을 공격한 광고로, 깅리치는 이를 “끔찍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했다. 라마스와미는 이번 선거에서 액턴에게 패했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공격적인 네가티브 광고를 집행한 캠페인들 상당수가 역풍을 겪었다. 밴스는 선거 직후 전쟁 종식과 생활비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CNN은 5일 밴스의 장문 엑스 게시물이 이란전쟁 종료, 물가 부담 완화, 국내 문제 집중, 이스라엘과의 관계 재검토 등을 중심으로 자신의 차기 정치 노선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의 지지층을 계승하면서도 유권자들이 불만을 드러낸 정책에는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루비오를 향한 지지는 현역 의원의 공개 선언으로 이어졌다. 하원 프리덤코커스 소속 말린 스터츠먼(Marlin Andrew Stutzman,공화·인디애나) 하원의원은 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루비오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그는 통합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보수파에서도 루비오를 차기 대선의 대안으로 거론하기 시작한 것이다.
루비오의 거취를 둘러싼 관측도 나왔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이날 익명의 미국·영국 소식통을 인용해 루비오가 대선 도전을 위해 행정부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과 국무부는 이를 부인했다. 드산티스는 플로리다 공화당이 전국적인 민주당 바람 속에서도 주지사와 연방상원 선거를 지켜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4일 이번 선거를 공화당에 사실상 “멸종 수준의 사건”이라고 표현하면서 플로리다는 방어선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드산티스는 자신이 이슬람 단체 CAIR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플로리다에서 모든 활동을 중단했고, 그것이 플로리다에서 공화당이 승리하게 된 원인들 중 하나로 언급했다.
2024년 트럼프와 경선에서 맞붙었던 드산티스는 재출마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5일 그가 또 다른 백악관 도전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임기 종료를 앞둔 드산티스에게 이번 선거는 자신의 주정 운영 성과를 전국 정치와 비교해 제시할 계기가 되고 있다. 테드 크루즈(Ted Cruz) 텍사스주 연방상원의원도 패배 원인을 진단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크루즈는 4일 이번 결과를 “워터게이트 수준의 심판”이라고 표현하고, 정치인들이 유권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스턴크로니클은 크루즈가 중간선거 기간 전국을 돌며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했지만, 대선에 나설 경우 자신 역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글렌 영킨(Glenn Youngkin) 전 버지니아 주지사는 교육 문제를 중심으로 전국 활동 기반을 마련해왔다. 지난 8월 교육정책 단체 ‘Empowering America’s Parents’를 출범시키고 경합주에서 학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수백만 달러 규모 캠페인을 추진했다. ABC뉴스는 이 조직이 영킨에게 전국을 순회하며 유권자를 만나고 향후 정치 활동을 위한 기반을 넓힐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킨은 밴스가 출마하면 지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혀왔다. 깅리치가 함께 거론한 톰 코튼(Tom Cotton) 아칸소주 연방상원의원과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은 현재로서는 잠재 후보군에 가깝다. 코튼은 꾸준히 차기 주자로 거론돼왔지만, 이번 선거 이후 구체적인 대선 출마 계획을 공개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헤그세스의 경우 지난 8월 대선 도전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본인은 이를 “100%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당시 트럼프도 후계 구도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중간선거가 먼저라고 말했다. 따라서 깅리치의 후보군 언급을 헤그세스의 출마 의사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조지아의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주지사도 관찰 대상이다. 켐프는 선거 직후 공화당이 보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그가 최근 공화당의 초기 경선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지원 유세를 한 사실에 주목하면서도, 대선 출마가 공식화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현재 판세를 밴스의 몰락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밴스는 부통령이라는 인지도와 공화당 주요 후원자들과의 관계를 갖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그를 공화당의 주요 선두 주자로 평가하면서 루비오를 가장 중요한 대안으로 꼽았다. 이번 패배로 달라진 것은 경쟁의 조건이다. 공화당 잠룡들은 트럼프의 정치적 유산을 얼마나 계승할지에 더해, 전쟁과 생활비 문제로 이탈한 유권자를 어떻게 되찾을지 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누가 후계자인가’와 함께 ‘누가 다시 이길 수 있는가’가 2028년 후보 경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홍성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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