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US
※오탈자를 발견하시면, hurtfree@gmail.com 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확인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Copyright © newsandpost.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기사/사진/동영상 구입 문의 >>
Tweet
[기자의눈] 트럼프 ‘방위비 100억불·현금제조기’ 발언?
시카고경제클럽 대담서 발언 내용 한국언론이 오도
기사입력: 2024-10-16 11:05:17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연간 100억 달러나 요구하겠다며 한국을 '현금제조기'(money machine)라고 발언했다고 한국 언론들이 16일(한국시간) 보도하면서, 다시 한번 트럼프에 대해 편파적인 한국 언론의 몰이해도를 드러냈다. 한국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5일(화) 시카고 경제클럽이 주최한 대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그들(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머니 머신"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그들은 훌륭한 국민이고, 매우 야심차다. 그들은 머니 머신을 갖고 있다."(I love South Korea. they're wonderful people, extremely ambitious. they have a money machine.) 여기에서 '머니 머신'은 말 그대로 현금제조기 내지는 현금지급기라는 의미, 즉 돈을 요구하면 돈을 내주는 나라라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 머니 머신은 한국을 칭찬하는 발언 중에 나온 것으로, '돈을 잘 버는', 다시 말해서 '능력이 있는' 나라라는 의미로 쓴 말이다. 또한 100억 달러 방위비 분담금 발언은 트럼프가 자신을 바이든에 비교하면서 바이든이 한국 방위비 분담금을 깎아줬다는 지적과 함께 나온 말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1기 재임시절 한국에 50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는데, 당시 협상에서 트럼프가 요구했던 50억 달러와 달리 실제로 2019년 타결된 금액은 1조389억원이었다. 트럼프가 요구했던 금액의 5분의 1도 안되는 금액이었다. 그나마 2020년에는 이 액수가 동결됐다. 실제로 방위비를 올린 것은 바이든이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2021년에 1조1833억원으로 13.9% 늘어났는데,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가 동결해줬던 방위비 분담금을 더 인상시켜 받아냈다. 또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방위비 총액은 한국의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해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입장에서 바이든이 더 많은 분담금을 받아내는 모습은 자신이 요구했던 액수의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에, '많이 깎아 준' 손해보는 거래였다는 평가를 한 것이다. 그러면서 나온 말이 "내가 지금 거기 있다면, 그들은 연간 100억 달러를 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거 알아? 그들은 그걸 기쁘게 했을 거야"(you know what? they'd be happy to do it.)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발언은 '한국에 100억 달러를 요구하겠다'라기 보다는 '나는 바이든보다 더 일을 잘했고, 한국은 돈을 더 낼 능력이 있다'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한국 언론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라도 트럼프가 하는 발언을 좀더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 첫째, 트럼프는 시카고 대담에서 주한미군이 4만명이라고 언급했는데, 실제로는 2만3천명 수준이다. 의회가 통과시킨 국방수권법에서도 주한미군은 2만8500명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이 있다. 결국 트럼프가 주장하는 분담금이 잘못된 계산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9년 협상에서 트럼프는 50억 달러를 20억 달러로 낮춰 요구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둘째,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에 돈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것도 한국전쟁 이후로 분담금을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마도 이는 한국이 그동안 부담해온 분담금이 모두 한국 내에서 쓰이는 돈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이 내는 분담금은 대부분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를 포함해 한국에 풀리는 돈이다. 그나마 한국에서 필요한 자금의 100%를 지불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돈이 미국으로 간 일 또한 없다. 트럼프는 북한이 핵무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이는 한국에 더 많은 분담금을 내야할 근거가 되어준다. 어떻게든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또다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려고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첫 번 시도에서도 요구했던 금액의 5분의 1도 안되는 수준으로 협상이 이뤄졌던 만큼, 한국이 미리 겁을 먹을 이유는 전혀 없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거래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셋째, 한국은 방위비를 더 주더라도 한미동맹 관계를 굳건히 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다. 트럼프는 한국과 관련해서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반도체 사업, 외국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 문제, 부엌 캐비넷 제조 업체 이야기 등 다양한 산업들에 대해 언급했다. 중국에는 관세를 부과하지만 한국에는 이를 유예해줌으로써 한국 기업들이 얻은 혜택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트럼프는 한국이 트럭과 SUV를 팔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에 도전이 되고 있다는 얘기를 꺼내면서, 포드 같은 회사들이 소형 트럭에 관세를 부과한 자신을 칭찬했다고 했다. 사실 현대기아차는 트럭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그것은 토요타 등 일본 기업과 혼돈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찌됐든 현대차는 포드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새로운 장을 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가 시카고 대담에서 언급한 산업군 외에도, 미국이 에너지 값을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될 때 발생하는 간접적인 원가절감 효과를 비롯해, 원자력 및 정유 산업과 방산 산업 등 한국기업들이 미국과 함께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는 먹거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트럼프의 발언은 거래의 기술로 분석하는 것이 옳다. 그의 말이 실질적인 최종 목표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특정 숫자가 아니라 방향성이다. 미국을 이롭게 해줬다는 성과만 나와주면, 거래는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비즈니스는 '윈-윈' 아니던가. 홍성구 기자 |
※오탈자를 발견하시면, hurtfree@gmail.com 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확인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Copyright © newsandpost.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기사/사진/동영상 구입 문의 >>
Twe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