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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애틀랜타에 이승만인가
대한민국 건국과 한미동맹, 새로운 역사 공간을 만들다
기사입력: 2026-09-16 09:39:26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 ▲권영일 뉴스앤포스트 주필 |
| 최근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 이승만 건국 대통령을 기념하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말 애틀랜타 근교 밀턴시에 해외 첫 단독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부지를 확보한 데 이어, 오는 10월 초에는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동상 제막식도 열린다. 특히 10월 1일은 상징성이 크다. 1953년 이날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워싱턴에서 서명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움직임은 단순히 동상이나 기념관을 건립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대한민국 건국과 한미동맹의 역사를 애틀랜타에서 다시 기억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밀턴시에 설립될 이승만 기념관은 약 7.9에이커의 부지에 연면적 약 447평 규모로, 해외 이승만 관련 전시관 가운데서도 큰 편에 속한다. 하지만 본질은 규모가 아니다. 무엇을 담느냐가 핵심이다. 기념관은 한 인물만을 기억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가 살았던 시대까지 함께 조명하는 곳이다. 따라서 이승만의 유학 시절부터 한성감옥, 임시정부, 대한민국 정부 수립, 6·25전쟁, 한미상호방위조약까지 이어지는 현대사를 폭넓게 다루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더 나아가 전시 공간을 넘어 연구와 교육,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가 역사를 직접 접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이 기념관의 가치는 건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를 기억하고 토론하는 역사 인프라를 만드는 데 있다. 이승만은 논쟁적인 인물이다. 대한민국 건국의 지도자라는 평가와 함께 한미동맹의 틀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장기 집권과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그를 둘러싼 평가는 지금도 시각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기록’이 필요하다. 찬양만 해서도 안 되고, 공과(功過)를 모두 보여줘야 한다. 기념관의 역할은 판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할 자료를 제공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10월 1일 제막되는 이승만·맥아더 동상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맥아더는 전장의 상징이다. 인천상륙작전은 6·25전쟁의 흐름을 바꾼 대표적인 전환점이었다. 반면 이승만은 동맹의 상징이다. 그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에 반대하며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강하게 요구했다. 따라서 두 거물의 결합은 단순한 인물 조합이 아니다. 전쟁과 동맹이라는 한미관계의 두 축을 상징한다. 한미동맹은 선언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희생을 치른 전쟁이 있었고, 그 위에 안보를 위한 결단이 있었다. 두 사람의 동상은 바로 그 역사를 상징한다. 물론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공공 공간인 한인회관에 특정 역사 인물의 동상을 세우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지적이다.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논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논쟁할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비판할 자유도 있어야 하고, 기념할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 이승만 기념관 역시 공과를 균형 있게 다룬다면 정치적 갈등의 공간이 아니라 성숙한 역사 토론의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애틀랜타의 이승만, 한인사회를 넘어 공공외교로 여기서 애틀랜타라는 지역적 맥락의 의미가 중요해진다. 조지아주에는 최근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연결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 한국계 인구와 한인사회의 영향력도 커지는 추세다. 애틀랜타는 이제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경제·문화·인적 네트워크의 거점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곳에 한국의 현대사를 알리는 공간이 필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3세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들에게 대한민국 건국은 부모와 조부모에게서 전해 들은 아득한 과거의 이야기일 수 있다. 6·25전쟁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더욱 낯선 역사가 되어 있을 수 있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으면 세대가 바뀌는 순간 역사는 사라진다. 그래서 애틀랜타의 기념사업이 중요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미국 사회를 향한 공공외교의 공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승만 기념사업이 한인사회만의 정치적·역사적 논쟁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미국인 학생이 대한민국 건국사를 배우고, 참전용사 가족이 한국전쟁의 역사를 다시 만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한미 양국의 학자들이 한미동맹의 미래를 토론하는 장으로도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한인을 위한 기념관에서 미국인과 함께 역사를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나아가는 작업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승만 한 사람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6·25전쟁, 그리고 한미동맹의 역사를 설명하는 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나아가 과거를 기억하는 공간을 넘어 오늘날 한미동맹의 의미를 미국 사회에 설명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애틀랜타에서 시작되는 이 움직임을 단순히 동상이나 기념관 건립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잊혀가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미국 땅에서 다시 잇는 작업이다. 나아가 서로 별개의 역사처럼 보였던 한미 양국의 현대사가 사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애틀랜타 이승만 기념사업이 앞으로 고민해야 할 중요한 방향이다. 이승만을 둘러싼 평가는 앞으로도 계속 엇갈릴 것이다. 그렇다고 그 논란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독립과 건국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그가 쏟은 피와 땀과 눈물의 의미를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오가 있다면 그것 역시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그것이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는 방법이다. 애틀랜타의 기념사업은 그런 성숙한 공간으로 발전하는 것이 마땅하다. 한인사회만을 위한 기념관을 넘어, 미국 주류사회와 대한민국을 단단하게 연결하는 역사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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